이지윤 전문의
공황장애

치료 중인데 공황발작이 또 왔어요

치료 중에 공황발작이 다시 찾아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회복 과정의 일부입니다. 공황장애는 파도처럼 호전됩니다.

이지윤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핵심 요약

  • 치료 중에 공황발작이 다시 찾아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회복 과정의 일부입니다
  • 공황장애는 파도처럼 호전됩니다. 한번 올라오면 일주일 남짓 힘들지만, 가라앉으면 그 전보다 더 좋아집니다
  • 이 자연경과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큽니다. "왜 또 왔지?"라는 공포가 공황을 더 키우기 때문입니다

"치료 잘 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또 왔어요"

한약 먹고, 검사 수치도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좀 괜찮아지나 보다" 싶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빠르게 뛰고, 숨이 안 쉬어지고, 답답함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응급실에 다녀오면 일단 호전됩니다. 하지만 다음 날, 혼자 있으니까 또 올라옵니다. 약을 먹어도 바로 안 나아지다가, 부모님 집에 가니까 좀 나아집니다.

이 경험을 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치료가 안 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한약이 안 맞는 건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건가?"

아닙니다. 이건 원점이 아닙니다.

공황장애는 일직선으로 낫지 않습니다

감기를 생각해보세요. 열이 오르고, 땀이 나고, 열이 떨어지면 그 전보다 몸이 가벼워집니다. 열이 오르는 순간은 힘들지만, 그 과정을 지나야 회복됩니다.

공황장애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감기처럼 한 번에 끝나지 않고, 파도처럼 여러 번의 사이클을 거치면서 낫습니다.

파도형 호전이란?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이 줄어듭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다시 올라옵니다. 이때 "다시 나빠졌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이전 발작보다 강도가 약하고, 회복 시간도 짧아집니다. 이 사이클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파도의 높이가 점점 낮아지고, 결국 가라앉습니다.

한번 올라오고 가라앉을 때마다, 바닥이 전보다 낮아집니다. 즉, 발작이 한 번 지나가면 오히려 그 전보다 더 좋은 상태가 됩니다.

흙탕물 이론 — 왜 치료 중에 다시 올라오나요?

연못 바닥에 오랫동안 쌓여 있던 진흙을 생각해보세요. 치료를 시작하면 이 진흙이 휘저어집니다. 물이 일시적으로 더 탁해집니다. "치료 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새로운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원래 바닥에 깔려 있던 것이 올라온 것입니다.

한약 치료로 몸의 순환이 좋아지기 시작하면, 그동안 억눌려 있던 긴장과 불안이 표면으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 시기가 일시적으로 힘들지만, 올라온 것은 가라앉습니다. 그리고 가라앉고 나면, 연못 바닥의 진흙이 그만큼 줄어든 상태가 됩니다.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입니다.

지진 여진 이론 — 한 번 오면 며칠은 불안합니다

큰 지진이 나면 여진이 따라옵니다. 본진보다는 약하지만, 며칠간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집니다.

공황발작도 같습니다. 한 번 큰 발작이 오면, 그 뒤 며칠간 크고 작은 불안, 답답함, 심장 두근거림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건 새로운 발작이 아니라 방금 지나간 발작의 여파입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또 오면 어쩌지?"라는 공포에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또 올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여진이고, 며칠이면 가라앉는다." — 이걸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모르면 공포가 공포를 부르고, 알면 버틸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왜 대부분 모를까요?

양방 정신과에서 공황장애를 치료할 때는 주로 항불안제와 항우울제(SSRI)를 사용합니다. 이 약물은 발작 자체를 빠르게 억제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문제는, 약이 증상을 억눌러버리기 때문에 공황장애라는 병이 자연적으로 어떤 경과를 밟는지를 환자가 경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파도가 올라오기 전에 약으로 눌러버리니, "파도형으로 호전된다"는 것 자체를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약을 줄이거나 끊으려 할 때 발작이 다시 오면, "약 없이는 안 되는구나"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병의 자연경과를 이해하지 못한 채 약에 의존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한방 치료에서는 증상을 억누르지 않고, 몸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치료합니다. 그래서 파도가 올라오는 것을 환자와 함께 경험하고, "이건 정상이다, 곧 가라앉는다"고 안내할 수 있습니다.

발작이 왔을 때 기억해야 할 것

  • 공황발작으로 죽지 않습니다. 심장이 아무리 빠르게 뛰어도, 숨이 아무리 안 쉬어지는 것 같아도, 공황발작 자체로 생명이 위험해지지 않습니다.
  • 대부분 삼십 분 안에 지나갑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지만, 발작은 반드시 끝이 있습니다.
  • 혼자 있을 때 더 심합니다. 가족이나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 곁에 있으면 현저히 줄어듭니다. 이건 약해서가 아니라, 부교감신경이 안전한 환경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 이번 발작이 지나가면, 그 전보다 좋아집니다. 파도형 호전의 원리를 기억하세요.

지금 치료 중인 분께

뇌파 검사를 해보면, 발작이 와도 전체적인 수치는 나아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다시 나빠진 것 같은데" 속은 이미 회복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 긴장 관련 뇌파(감마파, 하이베타파)가 상대적으로 높게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게 가라앉는 데 일주일에서 열흘. 이 시간만 지나면 체감으로도 확실히 달라집니다.

치료를 멈출 이유가 아닙니다. 오히려 치료가 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열병이 지나가면 몸이 가벼워지듯, 이 파도가 지나가면 한 단계 올라선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공황장애의 자연경과를 이해하고, 이 과정을 함께 안내해줄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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